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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고대 철학자 10 - 원자론자들(레우키포스와 데모크리토스 2)

by skyblueksj 2022.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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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모크리토스는 자연의 구조를 그려 내는 작업 이외에도 두 가지의 철학적 문제들, 즉 지식의 문제와 인간 행위의 문제를 다루었다. 그의 이 이론들은 피타고라스와 소피스트들에 대한 반응으로서 발전했는데 데모크리토스는 전자에 대해서는 그의 인간 본성론을, 후자에 대해서는 그들이 윤리학적 규칙들의 가능성을 의심했다는 점을 비판했다. 비록 데모크리토스는 '사유'도 다른 현상들과 마찬가지로 원자들의 운동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 종류의 지각을 구분했다. 하나는 감각지요, 다른 하나는 이성지인데, 이 양자는 모두 물질적 현상이었다. 우리의 눈이 어떤 사물을 볼 때 이 어떤 사물은 그 물체의 원자들의 영향 또는 발산인 것으로 이것은 하나의 '상'을 형성한다. 이 원자의 상들은 눈에 들어가, 원자들로 구성되어 있는 영혼에 영향을 준다. 피타고라스가 우리의 감각들은 모두 믿을 만한다고 주장했던 데 반해, 데모크리토스는 '우리가 존재한다고 지각하는 것은 우리가 실재적으로 지각하는 모든 것'이라는 명제에 반대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적출의 지식과 서출의 지식이라는 두 종류의 지식이 존재하는데, 후자는 시각, 청각, 미각, 촉각을 통한 것이며 전자는 이 감각 기관들과 별도로 존재한다.'

 

이 두 사유의 양상을 구분해 주는 것은 적출의 지식이 단지 대상에만 근거하는 반면에 서출의 지식은 신체의 특수한 조건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면 두 사람이 사과를 먹었을 때, 그들은 사과를 먹었다는 데는 같지만 그 맛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다. 즉 한 사람은 사과가 달다고 하는 반면에 다른 한 사람은 사과가 쓰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데모크리토스는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우리는 감관을 통해서는 확실한 어떤 것을 인식할 수 없고, 단지 변화하는 어떤 것만을 인식하게 되는데, 그 변화는 어떤 사물과 조화되거나 그것을 거부하는 신체와 사물들의 조건에 의해 야기된다.' 그렇지만 데모크리토스는 감각지와 사유 모두가 기계론적 과정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한 형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데모크리토스가 또 다른 문제, 즉 윤리학의 문제에 직면했을 때 그는 사물에 대한 자신의 기계론적 견해를 이탈했던 것으로 보인다. 우선 만일 전실재가 기계적으로 상호 결합된다면, 여기에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를 조언해 줄 수 있는 관점들이 들어설 여지가 없다. 왜냐하면 개인의 활동은 다른 사물들의 운동에 의해 결정될 것이며, 행위 자체도 인간이 통제에서 벗어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의 철학에 나타나는 이 미묘한 모순에도 불구하고 데모크리토스는 인간의 해동을 위한 일련의 고상한 규율들을 발전시켰다. 그는 문화적 교화에 따르는 만물 내의 중용을 생의 최고의 목적, 즉 환희의 상태를 실현하기 위한 최선의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자연의 물질적 질서를 제일의 탐구의 대상으로 삼았던 철학의 제1기는 최고의 관심이 윤리적 문제가 되면서 결정적인 전환을 맞이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이제 그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를 좀 더 본격적으로 탐구하게 되었던 것이다.

 

데모크리토스는 자연의 구조를 기술하는 이외에도 두 가지 철학적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다. 지식의 문제와 인간 행위의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철저한 유물론자인 데모크리토스는 사고도 원자의 운동과 같은 여타의 다른 현상들을 설명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지각을 감각의 지각과 이해의 지각으로 구분하였는데, 이 두 가지 모두 물리적 과정이다. 우리가 눈으로 어떤 것을 볼 때, 그것은 대상을 이루는 원자들의 '방사' 또는 발산이며, 작은 '이미지'의 형태를 띤다. 이 원자적 이미지들은 눈 안과 다른 감각 기관들로 등러와 원자들로 이루어진 영혼에 부딪힌다.

 

나아가서 데모크리토스는 지식의 유형을 둘로 구분한다. '지식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 하나는 적출이요, 다른 하나는 서출이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간은 모두 서출에 속하며 적출은 이런 것들과 전혀 다르다.' 이 두 사고 유형의 차이는 '적출'의 지식이 오직 대상에만 의존하는 데 반해 '서출'의 지식은 관련된 사람의 특정한 신체 조건에 의해 영향받는다는 데에 있다. 예를 들어 두 사람이 사과를 맛보고 그것이 사과라는 데에는 동의할 수 있다(적출의 지식). 그러나 이들은 사과의 맛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를 수 있다(서출의 지식). 즉 한 사람은 그 사과가 달다고 말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은 쓰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데모크리토스에 따르면 '감각에 대해서는 실제로 아무것도 확실하게 알지 못한다. 단지 신체의 기질, 그리고 그 신체에 들어오거나 부딪히는 사물들의 기질에 따라 변하는 것만을 알 뿐이다.' 그렇다고 해도 데모크리토스는 감각과 사고, 이 둘이 동일한 유형의 기계적 과정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윤리학과 관련하여 데모크리토스는 매우 야심적인 인간 행동의 규칙들을 개발했다. 일반적으로 그는 인생의 최고의 목적이란 쾌활함에 있으며, 우리가 이 목적을 모든 일에서의 온건함과 문화의 고양을 통해 가장 잘 성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리학이 주된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철학은 주로 자연적, 물리적 질서를 탐구했던 초창기의 막을 내리는 분기점에 도달하였다. 이제 사람들은 '우리가 어떻게 행위를 해야 하느냐'에 관해 좀 더 밀착된 물음을 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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