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철학자들 11 - 소피스트들

대략 기원전 5세기부터 4세기까지 아테네에 출현했던 소피스트들 중 가장 유명한 세 사람은 프로타고라스, 고르기아스, 트라시마코스였다. 그들은 주로 떠돌이 교사로서, 엘릿의 히피아스처럼 외교관의 자격으로 아테네에 왔던 사람들로 구성되었다. 그들은 자신들을 소피스트 또는 '지식인'이라고 불렀다. 그들은 서로 다른 문하로부터, 즉 포로타고라스는 트라키아의 아브데라, 고르기아스는 남부 시칠리아의 레온티니, 그리고 트라시마코스는 칼케돈에서 왔기 때문에 아테네 인의 사고방식과 관습을 참신하게 여겼고 그것들에 대해 탐구적인 질문을 제기할 수 있었다. 그들은 아테네인들에게 그들의 사고방시고가 관습이 진리 위에 있는가 아니며 단순히 생활 습관에 기인한 것인가를 생각하게 함으로써 그리스 인들을 계몽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들은 이렇게 물었다. '그리스 인과 이방인 사이의 구분, 주인과 노예 사이의 구분은 단지 편견에 근거하는가 아니면 어떤 증거에 근거하는가?' 소피스트들은 서로 다른 관습을 가진 서로 다른 나라에서 살았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적 현상들의 관찰에 근거한 많은 양의 지식을 수집했다. 각 문화에 대한 백과사전적 지식은 그들에게 사회를 질서로 이끌 수 있는 어떠한 절대적 진리가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갖도록 했다. 즉 그리스 문화는 인간이 만든 규칙들에 기초하는지 아니면 자연에 기초하는지, 또한 그들의 종교적, 도덕적 규약들은 관습적이며 따라서 변화 가능한지 아니면 자연적이므로 영원한지? 소피스트들은 인간 본성에 대해 좀 더 신중한 고려, 즉 인간이 지식을 획득하는 방식이나 인간이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는 방식에 대해 좀 더 신중하게 고려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소피스트들은 무엇보다도 실용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이었다. 페리클레스 치하의 아테네 민주주의의 상황은 그들의 실용적인 기술들이 재빠르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해주었다. 특히 그들을 그 시대의 상황에 들어맞도록 해주었던 것은 그들의 화술뿐만 아니라 산문과 문법에 대한 경쟁심이었다. 페리클레스 치하에서 귀족 정치는 민주 정치로 대치되었고, 이는 자유 시민들을 정치적 토론으로 인도하여 그들에게 지도력을 부과함으로써 정치 활동을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러나 구시대의 귀족주의적 교육 방식은 사람들에게 민주 생활을 위한 새로운 조건을 마련해 주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 교육은 대부분 가계적 전통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종교, 문법, 시의 해석과 같은 분야에는 좀 더 세련된 이론적 교육이 전혀 없었다. 소피스트들은 이 문화적 공백 상태에 침투해서 교육에 대한 그들의 실용적 관심을 통해 절박한 욕구를 충족시켰다. 그들은 대중의 교사가 되었으며 새로운 교육의 주요 기반이 되었다. 특히 그들은 수사의 기술과 설득의 기술을 가르치는 데 전념했다. 그 설특의 힘은 민주 아테네에서 지위 상승을 요구하는 모든 사람에게 정치적 필수 조건이 되었다. 소피스트들은 문법에 관한 광범위한 지식을 소유하고 있었고 다양한 문화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또 많은 나라에서 가르치고 그 지역을 여행함으로써 넓은 견문을 획득했기 때문에 발흥하는 새로운 아테네의 시민들을 교육시킬 수 있는 모든 것을 소유하고 있었다.

 

소피스트들에 대한 평판은 처음에는 대단히 우호적이었다. 그들은 사람들이 분명하고 설득력 있게 자신들의 생각을 표현하도록 교육함으로써 크게 기여를 했다. 명료한 표현과 설득력은 특히 대중 집단에 필수 불가결한 것이므로 그 집단에서 자신들의 의사를 표현할 줄도 모르고 자신들의 반대자의 주장의 오류를 잘 발견하지도 못하는 미숙한 화자들 간에 토론이 허용되는 것만큼 불행한 일도 없었다. 그러나 수사학은 마치 칼 같은 것이었다. 왜냐하면 빵을 자를 수도 있고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칼처럼 수사학은 선용될 수도 있고 악용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설득력을 소유한 자는 그 힘을 난제를 해결하거나 휼륭한 이상을 강제하는 데 사용할 수 있고 자신이 특별한 관심을 가진 이상이나 윤리적으로 의문의 여지가 많은 것을 주장흔 데 사용할 수 있었다. 

 

수사학을 전자에서 후자로 사용하게 된 것은 소피스트들이 본래부터 가지고 있는 회의주의에도 큰 원인이 있다. 그들은 의심스럽게 만든 것은 바로 그들의 회의주의와 상대주의였다. 그들이 어떤 진상의 다른 측면을 변호할 수 있도록 변호인들을 교육시킨 데에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피소자도 기소자가 사용하는 기술과 마찬가지의 기술을 자신의 변호를 위해 마땅히 사용할 수 있다. 설득의 기교가 진리의 추구와 연결된 한에서는 소피스트와의 논쟁이 있을 수 없었다. 그러나 진리의 일종의 상대적인 것으로 간주했던 소피스트들이 어떻게 악한 것을 선하게 보이도록 만들 수 있는지, 정의롭지 못한 대의명분을 정의로운 것으로 보이게 만들 수 있는지와 같은 기술을 젊은이들에게 가르친 것에 대해서는 책임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그들에게는 훌륭한 가문의 젊은이들에게 전통적인 종교, 윤리적 견해에 대해 단지 비판적이며 파괴적인 태도를 갖게 한다는 비난이 점차 쇄도했다.

 

여기에 그들의 악명은 그들이 초기의 철학자 상에서 벗어났을 때 더욱 높아졌다. 소피스트들은 처음에는 사욕을 위해 철학에 종사하지 않았던 사심 없는 사색가들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그들의 가르침에 대한 대가를 요구하게 되었고 이 대가를 지불할 수 있는 부자들을 찾기에 혈안이 되었다. 소크라테스는 소피스트 밑에서 공부했다. 그러나 그는 가난 때문에 '단기 과정'밖에 이수할 수 없었다. 이러한 금전 수수 행위에 자극받은 플라톤은 소피스트들을 '영혼의 상품을 파는 상점 주인들'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