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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고대 철학자 14 - 플라톤(9)

by skyblueksj 2022.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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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상은 세 가지 방식으로 사물과 관련되며 이는 동일한 사항에 관해 언급하는 세 가지 방식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첫째, 형상은 사물의 본질의 원인이다. 둘째, 사물은 하나의 형상을 분유한다고 말할 수 있다. 셋째, 사물은 하나의 형상을 모방하거나 모사한다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각각의 경우에서 플라톤이 암시하고 있는 것은 비록 형상이 사물로부터 분리되어 있고, 인간의 이데아는 소크라테스와 다르지만 모든 구체적, 현실적 사물은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의 존재를 형상에 의탁하고 있으며 형상을 어느 정도 모방하거나 모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중에 아리스토텔레스는 형상과 질료가 분리될 수 없으며 실재적인 선과 미는 현실적인 삼루들 속에서만 발견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플라톤은 사물과 그것의 형상 사이의 관계에 대한 설명으로서 단지 분유와 모방만을 허용했다. 이러한 그의 견해는 혼돈이 형상에 의해 질서화된다는 주장에 의해 강조되었으며, 이는 형상의 실재와 질료의 실재가 분리되어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플라톤 비판은 주목할 만하다. 왜냐하면 현실적인 사물과 분리된 형상의 존재를 설명하는 어떤 일관된 방식도 존재하지 않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플라톤은 만일 정신이 불완전한 사물 이외의 다른 어떤 것에도 접글할 수 없다면, 어떤 것의 불완전성에 관한 판단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아리스토텔레스에게 반문할 것이다.

 

플라톤은 '우리는 형상을 함께 엮음으로써만 언설을 행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유와 논의는 대부분의 경우 특정한 사물을 초월한 수준에서 진행된다. 우리는 사물이 현시하는 본질이나 보편자의 용어로 이야기하며 그러한 방식으로 여왕들, 개들, 목수들에 관해 언급한다. 이러한 것들이 바로 사물의 정의며, 따라서 보편자나 형상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확실히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어두움, 아름다움, 인간 등의 구체적 사물에 관해 언급한다. 그러나 우리의 언어는 형상과 형상을 관련시키는 일을 한다. 우선 동물의 형상이 존재하며 그것의 속류로서 인간과 말의 형상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형상은 그들 나름대로의 단일성을 지니면서도 서로 얽혀 있다. 

 

동물의 형상은 말의 형상에도 나타난다고 할 수 있으며 그렇게 해서 한 형상은 다른 형상을 분유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실재의 구조를 나타내는 형상의 위계질서가 존재하며, 그 가운데 가시계는 단지 하나의 반영에 불과하다. 이 형상의 위계질서가 존재하며, 그 가운데 가시계는 단지 하나의 반영에 불과하다. 이 형상의 위계질서가 하부로 내려가면 갈수록 마치 '빨간 사과들'에 관해 언급할 때처럼 점점 더 시각적 대상에 가까워지며, 따라서 지식은 점점 더 보편적일 수 없게 된다. 반대로 위로 올라가면 갈수록 형상은 점점 더 추상적이 되며(예를 들면 일반적인 사과에 관해 언급할 때처럼) 지식은 점점 더 넓어진다. 과학의 언동은 가장 추상적이다. 그러나 바로 이런 이유에서, 즉 그것은 특정한 경우들과 특정한 사물들로부터 그러한 독립성을 획득했기 때문에 그것은 최고의 형태의 지식을 소유하는 것이다. 이 장미로부터 보편적 장미로 더 나아가 보편적 꽃으로 진행하는 식물학자는 특정한 것들로부터 일종의 추상화와 독립을 획득해 온 셈이며, 이는 플라톤이 여기서 말하려 했던 것과 일치한다. 그렇지만 이는 플라톤이 모든 형상을 서로 관련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의 의도는 단지 모든 의미 있는 명제란 몇몇 형상의 사용을 나타낼 뿐이며, 지식은 적합한 형상의 상호 관계에 대한 이해로 이루어진다고 말하려 한 것이다. 

 

플라톤은 정신이 형상을 발견하는 방식을 최소한 세 가지로 제시한다. 첫째, 상기의 방식이다. 영혼은 육체와 결합되기 전에 이미 형상과 친숙했다. 그러므로 인간은 그들의 정신이 존재의 선험적 상태에서 인식했던 것을 상기한다. 가시적인 사물들은 인간에게 이미 알고 있던 본질들을 상기시킨다. 실제로 교육은 상기이 과정인 것이다. 둘째, 인간은 변증법적 활도을 통해 형상의 인식에 도달하게 되는데 변증법이란 사물의 본질을 추상화하는 힘이며 지식의 모든 부분들의 상호 관계를 발견하는 힘이다. 셋째, 갈망의 힘, 즉 사랑이 존재하는데 이것은 플라톤이 '향연'에서 서술했던 대로 인간을 아름다운 대상으로부터 아름다운 사유로, 더 나아가 미의 본질 바로 그 자체로 단계적으로 나아가게 한다.

 

형상론은 난점뿐 아니라 많은 의문을 남겨 놓고 있다. 플라톤에의 말에 따르면 두 개의 분리된 세계가 존재한다는 인상을 받지만 이들 세계 간의 관계르 쉽게 이해하기는 힘들다. 형상과 이에 상응하는 대상의 관계는 우리가 바라는 만큼 그렇게 분명하지 못하다. 그렇지만 그의 주장은 매우 시사해 주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그가 가치 판단에 우리의 능력을 설명하려 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어떤 사물이 더 좋다든가 더 나쁘다는 표현은 그 가치 평가를 받고 있는 사물들 속에 명백히 존재하지 않는 어떤 기준이 있음을 암시한다. 또한 형상론은 과학적 지식을 가능하게 한다. 왜냐하면 과학자들은 실제로 현실적인 가시적 개별자들을 '초월'해서 본질이나 보편자, 즉 법칙을 다루기 때문이다.

 

과학자는 법칙을 정식화하며 이 법칙은 우리에게 순간적이며 특정한 사물만이 아니라 모든 사물에 관한 어떤 것을 말해 준다. 비록 이 형상론의 전 체계는 궁극적 실재가 비물질적이라는 플라톤의 형이상학적 관점에 의존하지만 그것은 결국 어떻게 우리가 일상적으로 담화할 수 있는가 하는 좀 더 단순한 사실에 대해 설명하려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인간 간의 모든 언설은 개별적 사물로부터 우리가 독립해 있음을 설명해 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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