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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고대 철학자 7 - 제논(1)

by skyblueksj 2022.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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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논은 기원전 489년경에 태어났다. 그의 스승인 파르메니데스가 65세가 되고 소크라테스가 약관의 청년이 되었을 때 제논의 나이는 약 40세였다. 열레아 학파의 핵심인물로서 제논의 관심은 주로 파르메니데스에 대한 비판에 답변하는 것이었다. 그의 방식은 비판자들의 가정이 그들 자신이 비판하고 있는 주장보다 훨씬 더 우스꽝스러운 결론을 내리게 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피타고라스 학파는 파르메니데스가 수용했던 기본적인 가정, 즉 실재는 유일하다는 가정을 거부했다. 대신에 그들은 사물의 다수성, 즉 다수의 구체적이며 분리된 사물들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운동과 변화는 실재적이라는 사실을 믿었다. 그들의 주장은 상식이나 감각적 검증과 좀 더 밀착되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제논이 추종했던 엘레아 학파의 노선은 현상과 실재 사이의 명확한 구분을 요청했다. 파르메니데스와 제논에 따르면 철학을 하기 위해서는 세계를 고찰해야 하는 동시에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 그것에 관해 사유해야 한다. 개념드르 상호 간의 논리적 관계에 대한 이러한 강조는 엘레아 철학자들의 특징이었으며 이러한 면은 제논의 주장에서 특히 명백하게 나타난다.

 

감각은 우리에게 단지 현상에 대한 단서만 제공해 줄 뿐이며, 따라서 믿을 만한 지식이 아닌 오직 속견만을 제시한다는 사실은 물론 제논 자신만 만족스럽게 생각했는지 모르는 씨앗에 관한 그이 추론에 의해 '증명'되었다. 제논에 의하면 만일 한 알의 씨앗을 떨어뜨리면 아무 소리도 나지 않지만, 한 말의 씨앗들을 떨어뜨리면 소리가 나게 된다. 제논은 이 차이로부터 우리의 감각이 우리를 기만해 왔다고 결론짓는다. 왜냐하면 한 알의 씨앗을 떨어뜨려도 소리가 나거나 아니면 한 말의 씨앗들을 떨어뜨려도 소리가 나지 않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물의 진리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감각 대신에 사유를 통해 나아가는 것이 더 믿을 만하다. 따라서 제논은 다음과 같이 네 가지의 중요한 역설을 제시한다.

 

그가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유일자의 세계에서 운동과 변화의 실재를 증명할 수 없듯, 다양한 사물의 세계에서도 운도오가 변화의 실재를 증명할 수 없다는 점이다. 제논에 따르면 각각의 방식에는 극복하기 어려운 난점들이 있다. 그러나 다양한 사물들이 존재한다는 가정하에 운동의 실재를 증명할 때의 난점들은 파르메니데스의 견해와 관련된 난점들보다 훨씬 더 많다. 확실히 사건의 단순한 관찰자는 자신이 진정한 운동을 관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어떤 경기의 관찰자나 날아가는 화살을 보는 사람과 같은 경우다 그러나 제논은 그것을 환상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마치 운동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떤 운동이 실제로 존재하는가에 관해 사유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또한 그것을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도 없다. 분할 가능한 실재나 다수의 단위들로 구성되는 세계 내에 운동이 불가능함을 보여 주기 위해 제논은 다음의 네 가지를 논증했다.

 

파르메니데스는 일자란 불가분적이며, 따라서 유일한 연속적 만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피타고라스 학파는 다수적인 세계를 주장했다. 즉, 세계는 몇몇 단위로 나뉠 수 있다는 것이다. 제논에 의하면 누군가가 피타고라스 학파가 주장하는 대로 한 경주로를 도는 거리를 고려한다면, 그는 이 거리가 몇 개의 단위 구간으로 나뉠 수 있다고 말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운동의 예를 들면 주가는 경주로의 출발점부터 도착점까지의 일련의 구간 거리를 통과한 셈이 된다. 그러나 제논은 이렇게 묻는다. 과연 이 예에서 실제로 무엇이 일어났는가? 실제로 어떤 운동이 존재하는가? 경주로를 따라 달리기 위해 주자는 무한히 많은 수의 지점들을 통과해야 하며, 그 통과는 무한히 많은 수의 시점들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이 피타고라스 학파의 주장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비판적인 의문의 제기가 가능하다. 즉 주자는 어떻게 무한히 많은 시간에 무한히 많은 지점들을 통과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주자가 무한히 많은 지점들에 직면하게 된 이유는 만물은 분할 가능하며 따라서 경주로의 출발점부터 도착점까지의 거리도 분할 가능하다는 피타고라스 학파의 가정에 따랐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주자는 일단 중간 지점의 경계선을 넘어야만 도착점에 도달할 수 있고, 또한 출발점부터 중간 지점까지의 거리는 또 반으로 분할될 수 있으므로, 그 중간 지점에 도착하려면 일단 4분의 1지점에 도착해야 한다. 

 

이와 유사하게 출발점과 4분의 1지점 사이의 거리도 분할 가능하며 이러한 분할의 과정은 무한히 계속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항상 분리되어야 할 것은 남아 있으며, 또 그 남아 있는 단위는 분할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만일 주자가 그 중간 지점에 먼저 도착하지 못하고는 어떤 지점에도 도달할 수 없고 또한 무한히 많은 지점들이 존재한다면 무한히 많은 시간에 무한히 많은 지점을 통과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러한 이유에서 제논은 운동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 역설에서 제논이 보여 주려한 것은 그 자신의 체계적인 주장이 아니라 단순히 피타고라스 학파의 다수성에 대한 가정이 초래하는 결과에 관한 증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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