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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고대 철학자 8 - 엠페도클레스

by skyblueksj 2022.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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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페도클레스는 그의 고향인 시칠리아의 아리겐툼에서 기원전 490년에서 430년까지 살면서 매우 인상적인 활동을 한 인물이었다. 그의 관심과 활동 범위는 정치학과 의학에서부터 종교와 철학에까지 이르렀다. 전설에 따르면 그는 신과 같은 인물로서 기억되기를 바라면서 에트나화산의 분화구 속으로 뛰어들어 삶을 마감했다. 그렇게 하여 그는 자신의 육신의 어떤 흔적도 남지 않기를 바랐다. 또한 그렇게 해야만 사람들이 그가 승천했다고 생각할 것이고 그는 이것을 바랐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철학을 시가의 형식으로 기록했지만 겨우 일부분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거기에서 우리는 독창적이고 참신한 철학보다는 오히려 그 이전 철학자들의 말을 종합하는 새로운 방식을 발견하게 된다. 엠페도클레스는 운동과 변화에 대한 찬성과 반대의 논증들이 모두 나름대로의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믿었다. 그러므로 그는 이들 가운데 어느 한 쪽을 택하는 것이 아니라 양자의 관점을 조리 있게 결합함으로써 최초로 그 이전 철학자들의 주요한 철학적 공헌을 결합하려고 시도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변화를 말하는 동시에 실재란 근본적으로 불변적이라고 단언하는 논리적으로 양립적인 방법을 발견하기도 했다.

 

엠페도클레스는 존재란 창조되지 않으며 파괴될 수도 없다는, 따라서 존재는 단순히 존재하고 있을 뿐이라는 파르메니데스의 주장에 동조했다. 그에 따르면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부터 어떤 것이 발생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존재하가 완전히 소멸된다는 것도 있을 수 없으며 생각될 수도 없다. 왜냐하면 누군가가 그것을 언급하는 모든 경우에 그것은 항상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파르메니데스와는 달리 그는 존재가 단순히 일자로 구성된다는 데는 동의하지 않았다. 일자의 개념을 받아들이게 되면, 그는 운동의 실재를 부정하지 낳을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엠페도클레스에 있어서 운동의 현상이란 매우 명백하면서도 동시에 부정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그는 일자의 개념을 거부했고, 대신에 비록 존재가 창조되지도 파괴되지도 않는다는 파르메니데스의 주장은 옳지만, 그 존재는 하나가 아니라 다수라고 했다. 변하지 않고 영원한 것은 바로 다자인 것이다. 

 

엠페도클레스는 우리가 지각하고 경험하는 대상들이 실제로 생성되거나 소멸되기도 하지만 이 변화와 운동은 대상들이 다양한 물질적인 입자들로 구성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보여 주려 했다. 그러므로 헤라클레이토스의 주장처럼 대상들은 변화하지만 그것들을 구성하는 입자들은 파르메니데스의 주장처럼 변화하지 않는다. 변화하지 않는 것은 다양한 대상들이 아니라 그것들을 구성하는 다양한 입자들이며, 그 입자들은 이러한 불변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그렇다면 이 입자들은 무엇으로 구성되는가?

 

엠페도클레스는 대상을 구성하는 입자들을 가리켜 영원성을 지닌 물질적 원소들이라고 했다. 그는 밀레토스 학파의 탈레스와 아낙시메네스의 철학을 발전시켰다. 탈레스는 만물을 구성하는 재료가 물이라고 주장했으며 아낙시메네스는 이 재로를 공기라고 생각했는데 이 두 철학자는 다자를 일자에 귀속시킴으로써 일자와 다자의 관계를 설명하려 했다. 예를 들면 탈레스의 경우는 물이 다양한 종류의 대상이 된다고 말했고 이는 마치 한 종류의 질료가 다양한 종류의 물질로 변형된다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이러한 견해에 반해서 엠페도클레스는 이제 물과 공기 같은 몇 가지 형태의 질료가 존재함에 틀림없다고 말하면서 여기에 불과 흙을 덧붙였다. 이 네 원소는 변화하지 않고 영원하며 결코 다른 것으로 변형되지 않는다. 네 가지의 근본 입자들이 존재한다는 이러한 주장이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과 혼동되어서는 안 된다. 후자는 만물이 원자들의 다양한 배열들로 인해 이루어진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대상들의 생성을 설명해 주는 것은 이 근본적인 물질 우너소들의 변형이 아니라 그것들의 혼합일 뿐이다. 왜냐하면 존재하는 것은 '단지 하나의 혼합과 혼합되어진 것들 간의 교환뿐'이기 때문이다. 흙, 공기, 불, 물, 이 네 입자는 변화하지는 않지만 대상들을 형성하기 위해 혼합되며, 우리가 상식적인 경험에서 지각하는 변화를 가능케 한다. 

 

엠페도클레스는 영원한 물질적 입자들의 다양한 형태의 상호 결합을 통해 대상의 변화를 위한 근거를 설명하는 것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그 변화의 과정에 생명을 불어넣는 구체적인 힘들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밀레토스 학파는 자연 재료가 단순히 다양한 대상들로 변형된다고 가정했다. 단지 아낙시메네스만이 공기는 농후와 희박의 과정을 통해 다양한 사물로 된다는 그의 이론을 가지고 변화의 과정을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분석하려 했다. 

 

엠페도클레스는 이와 대조적으로 자연에는 어떤 힘들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는 이 힘들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는 이 힘들을 사랑과 증오 또는 조화와 부조화라고 불렀다. 이 물질적인 힘들은 네 가지 원소의 결합과 분리의 원인이 된다. 사랑의 힘은 원소들이 서로를 끌어당겨 어떤 구체적 형태나 인간을 조립할 수 있게 해준다. 반면에 증오의 힘은 사물의 해체를 야기한다. 

 

개개의 순환적 변화에는 네 개의 단계가 존재한다. 첫 번째 단계에서 사랑은 현존 하지만 미움을 전적으로 부재한다. 이 출발점에서는 이 네 원소들이 충실히 혼합되며 지배적인 사랑의 원리에 의해 조화가 유지된다. 두 번째 단계에서 가까이에 숨어 기다리던 증오의 힘이 사물에 침투해 들어가면 입자들은 부조화의 상태가 되며, 공기 입자들, 흙 입자들, 불 입자들, 물 입자들이 같은 종류로만 구성된 네 개의 서로 분리된 집단들을 형성할 때까지 계속 분리된다. 그러면 다시 사랑의 힘이 요소들을 서로 끌어당기게 하여 조화 있는 결합을 이루게 하는 새로운 순환이 시작되고 이러한 과정은 끊임없이 지속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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